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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화 나의 선택은 신공과 곧바로 마주하게 된 엽현.
“불주신산에 봉인된 정신들을 풀어주고 싶은가?” “그렇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엽현을 노려보는 신공.
이에 반해 엽현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 다음에는? 그들과 힘을 합쳐 천도와 한 판 붙어보려고?” “…….” 순간 신공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천도에게 복수를 한다?
물론 자신들을 억압해 온 천도에게 복수를 할 수만 있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그들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신공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천도에게 큰 힘 한 번 써 보지 못하고 모조리 제압당하지 않았던가!
“천도를 만나고 오는 길이다.” 천도!?
엽현의 말을 듣자 신공의 표정에 큰 변화가 일었다.
이에 엽현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너는 정말로 상계가 그녀를 묶어둘 수 있으리라 믿고 있는 건가?” “그게 무슨 소리냐?” “하하, 잘 한 번 생각 해 봐라. 너와 음암계의 존재들이 봉인에서 탈출했는데도 천도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과연 그녀가 그럴 능력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고의로 출수하지 않은 것이었을까?” 신공의 표정이 일순간 어두워졌다.
“설마 그녀가 잠자코 있는 것이 고의란 말…… 설마?” 신공이 돌연 고개를 들어 엽현을 쳐다보았다.
“그 여자는 우리 손을 빌려 너를 제거할 셈이었군!” “오, 그걸 이제야 알아내다니. 참 똑똑해!” 엽현이 엄지손가락을 척 내밀며 대답하자 신공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미안하지만 너희들의 힘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천도를 이길 수 없다. 너희도 그걸 알고 상계와 손을 잡은 것 같은데… 설마 정말로 그들을 믿는 건 아니겠지?” “믿고 안 믿고는 상관없다. 그들이 없다면 누가 나대신 정신들을 풀어줄 수 있겠느냐?” 이때 엽현이 말없이 손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이에 신공이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도와 달라고 할 때는 모른 척 하더니, 이제 와서 딴소릴 하는 구나!” 이 말을 듣자 엽현이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봐, 신공. 세이프파워볼 그때 그 태도가 도와 달라는 사람의 태도였나? 몇 대 맞고 나니 그때 기억이 싹 날아간 모양이지?” “…….” “신공, 나는 돌려 말하는 걸 못하니 허심탄회하게 말 하지. 정신들을 풀어주겠다. 대신 날 도와다오.” “설마 이번에도 우리를 이용할 생각은 아니겠지?” 신공이 불신의 눈빛을 던지자 엽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계속 검 안에 갇혀 있던가. 누가 널 도와주러 오는지 보자꾸나.” 엽현이 다시 그를 가두려는 순간, 신공이 황망히 소리쳤다.
“자, 잠깐! 대화, 차분히 대화로 풀어보자!” 엽현이 신공을 쳐다보자, 신공이 한참 뜸을 들인 후 입을 열었다.
“좋다! 나와 그들에게 자유를 주면 우리가 널 돕겠다!” “음… 그런데 신공, 네가 그들 전체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나?” “그렇진 않다. 그들도 각자의 의견이 있을 테니.” “그럼 여기서 말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이군?” 엽현이 눈살을 찌푸리자 신공이 고개를 저었다.
“그들이 나오려면 반드시 네 도움이 필요하다. 결국 네가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거다. 정 믿지 못한다면 맹세라도 하면 될 것 아니냐?” “맹세? 안 지키면 그만 아냐?” “엽현… 우리가 너처럼 쉽게 말을 바꾸는 줄 아느냐?” “음….” 잠시 고민하던 엽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가 보지. 불주신산에 가서 그들과 직접 이야기해 봐야겠어!” 대화를 마친 엽현은 신공을 다시 검 안에 가두고서 자리를 떠나고자 했다.
바로 이때, “안 돼!” 장내에 거친 음성이 울려 퍼지더니, 거룡 한 마리가 엽현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름 아닌 엽현의 팔에 붙어 파워볼사이트 있던 진룡이었다!

“진룡! 한참 동안 나타나질 않아서 그대 존재를 깜빡 잊을 뻔했군!” 엽현이 웃으며 진룡을 맞이하자 진룡이 매우 진지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인간, 정신들은 절대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된다!” “왜 그렇지?” “그들은 천도가 봉인한 존재들이니까!” “그래서? 천도가 봉인했다 해서 남이 풀어주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으음… 그런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절대 그래선 안 된다!” 진룡의 말에 엽현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풀어 주겠다면?” 진룡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화를 가라 앉혔다.
눈앞의 인간은 이미 자신을 죽일 수도 있을 정도의 실력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범검 이단계, 그리고 파워볼게임사이트 윤회경이 된 엽현이 천주검을 휘두른다면 아무리 단단한 용의 피부라도 단번에 뚫리고 말 것이다.
“흠, 흠! 인간, 네가 그들을 풀어주면 너는 곧장 천도와 적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 게냐?” 이에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틀렸다. 천도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이 우주를 수호하는 것. 내가 만약 정신들과 함께 오유계의 위협거리를 제거한다면 천도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하겠지.” “하지만 내 임무는 불주신산의 봉인을 지키는 것이다!” “천도가 준 임무?” 엽현이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천도를 따르면서 왜 정작 내가 천도와 만났을 땐 나오지 않았지?” “…….” 이 질문에 진룡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진룡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가 자신을 파워볼실시간 해치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두려웠던 것이다.
이때 엽현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네 말대로 그녀는 이 세상을 수호하는 천도다. 그런 그녀라면 내가 뭘 하려 하는지도 알고 있겠지. 만약 내가 봉인을 해제하려 할 때 그녀가 나타나 막으려 한다면, 그땐 더 이상 아무 행동도 하지 않겠다. 다만 그녀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는다면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하겠지?” “흠….” 차분해진 진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엽현 역시 고개를 끄덕인 후, 진룡을 남겨둔 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홀로 남은 진룡은 잠시 먼 성공을 응시하고는 엽현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실시간파워볼
불주신산에 도착한 엽현.

그는 곧장 봉인된 우물로 향했다. 우물의 도착한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어둠만 존재할 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엽현이 진혼검을 꺼내들자, 곧 신공이 검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신공은 잠시 우물 안을 응시하더니, 목청을 가다듬었다.
“흠, 흠. 태일(太一), 거 있는가?” 잠시 후, 우물 안쪽에서 들려오는 음성.
“신공?” “그래, 태일! 내가 인왕을 데려왔다!” 바로 이때, 희미한 허영 하나가 엽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천도시대 정신 중 하나인 태일이었다.
“네가 새로운 인왕인 모양이로군!” 태일이 다짜고짜 묻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네가 여기 온 까닭은 내게 제안을 하기 위함이겠지. 거두절미하고 조건을 말 해 보거라!” “후후, 화끈해서 좋군! 간단히 말하겠소. 첫째, 그대들은 이 우물에서 나온 후 천도를 찾아가선 안 되오. 적어도 오유겁이 지나갈 때까진! 둘째, 나를 도와 상계를 막아 주시오!” “너는 천도의 편인 것이냐?” 태일이 딱딱하게 묻자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그저 한두 번 만났을 뿐이오.” “후… 네가 그리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복수 따윈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당시 우리는 백 명이 넘었는데 지금 살아남은 것은 겨우 스물아홉뿐이다. 기껏 살아 나갔는데 쉽게 목숨을 버리고 싶지는 않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는 예상외로 주제 파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네가 우리를 구해 준다면 우리도 무언가 보답을 하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다만 상계와 맞서는 것은 우리로서도 다소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러니 너를 돕는 대신 그 횟수를 두 번으로 제한하겠다. 두 번의 도움이 끝나면 우리 사이에 아무 빚진 것도 없게 되는 것이다. 어떠냐?” 두 번!
잠시 고민하던 엽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아쉽지만 그렇게 합시다!” “그럼 번거롭겠지만 네가 수고 좀 해 다오.” 태일이 가볍게 고개를 숙여보이자 엽현이 신공을 쳐다보았다. 진작 태일처럼 공손 했더라면 정신들은 이미 세상 밖에 나와 있을 것이 아닌가!
“쯧쯧… 어쩜 같은 정신인데 이렇게 차이가 날까.” “음?” 엽현은 신공을 무시한 채, 손을 펼쳤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 위로 인왕인이 떠올랐다. 그가 막 인왕인을 쥐고 봉인을 해제하려는 순간, 갑자기 강대한 기운이 불어 닥치더니 한 남자가 엽현 근처에 나타났다.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존사였다.
존사를 발견한 순간 엽현의 눈이 길게 가늘어졌다.

저 자가 왜 이곳에 나타났단 말인가!
태일과 신공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존사를 응시했다.
이때 존사가 뜻밖에 미소를 띠며 말을 걸어왔다.
“태일 정신, 우리가 그대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겠소.” “그대는… 상계의 사람인가?” 태일의 물음에 존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대를 꺼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수도 도와줄 수 있소!” “상계가… 우리를 도와 천도를 치겠다고?” “그렇소.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아주 간단한 일이오. 왜냐하면 천도는 이미 우리 손에 있으니 말이오.” “키킥….” 이때 엽현이 웃음을 터트리자 존사가 그를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어찌, 못 믿겠다는 것이냐?” “하하하, 물론 믿지! 믿고 말고! 천하의 상계에게 천도 정도는 아주 우습지! 하하하!” 엽현의 비꼬는 듯한 어조에 존사의 두 눈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이때 엽현이 돌연 태일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태일, 그대의 생각은 어떻소? 궁금하구려.” “…….” 태일이 침묵하자 이번에는 존사가 입을 열었다.
“태일, 잘 생각하시오. 만약 저 놈과 손을 잡으면 그대들은 상계와는 적이 되는 것이오. 게다가 놈과 천도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복수는 꿈도 꿀 수 없을 것이오!” 이 말에 태일이 반대로 엽현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내가 물으마. 너는 저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엽현이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모든 것은 그대의 결정에 달려있소. 만약 내 도움을 원한다면 흔쾌히 도와줄 것이지만, 다른 선택을 한다 해도 크게 상관은 없소. 나와 적이 되던 친구가 되던 전적으로 그대의 판단에 맡긴다는 소리요.” 태일이 이번에는 존사를 향해 물었다.
“그대들이 천도를 붙잡아 두고 있다고 했소?” “그렇소!” “그럼 어찌 그녀를 죽이지 않은 거요?” “후후, 굳이 서두를 필요 있소? 그녀는 이미 우리 손에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제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따름이오!” 존사의 대답에 태일이 고개를 저었다.
“그대들은 천도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고 있군. 그녀가 스스로 남에게 붙잡혔다면 가능성은 한 가지 뿐이오. 일부러 붙잡힌 척 하고 그대들이 스스로 몰락하는 모습을 지켜볼 요량이겠지.” “하하하! 태일 그대야 말로 상계를 너무나 얕잡아 보고 있구려!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것이오. 이번 선택에 그대들 모두의 운명이 걸려 있으니 말이오!” 이때 엽현이 태일을 향해 말했다.
“나는 그대들에게 강요하거나 위협 할 생각이 없소. 굳이 한 마디 하자면, 스스로가 잘 판단하여 선택하길 바라겠소.” “흠… 신공, 자네는 어찌 생각하는가?” 신공!
태일이 신공의 의견을 묻자 존사의 입꼬리가 길게 올라갔다.
신공은 신들과 한편에 서서 싸우던 전우가 아니던가!
분명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답을 할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이때 신공이 손을 들어 한 쪽을 가리켰다.
“나는 이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