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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6화 후회하는가?
날 죽인다고?
엽현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흐른 순간, 그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쉭-!
뒤이어 장내에 번뜩이는 한 줄기 검광.
이를 본 노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정면으로 일 권을 내질렀다. 그의 주먹 앞면에는 강대한 영혼지력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이 힘은 엽현의 검에 막 닿은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노인이 마음속으로 경악한 이때, 날카로운 검날이 그의 목을 파고들었다.
푸확-!
목이 꿰뚫린 순간, 노인의 영혼이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내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어째서인지 영혼을 빼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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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검! 세이프파워볼
노인은 진혼검을 꽉 붙잡고 있는 엽현을 살기 어린 눈으로 노려보았다.
“네가 감히 천혼종(天魂宗)의 장로인 나를 죽일 수 있겠느냐?” “아마 그럴 수 있을걸?” 서걱-!
엽현이 손을 움직이자, 노인의 목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의 영혼이 검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노인을 해치운 엽현의 시선은 이제 나머지 흑의인들에게로 향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로가 죽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기 바빴다. 이에 엽현이 가볍게 웃으며 손에 든 검을 휘둘렀다.
파파파파팟-!
엽현의 눈앞에서 다섯 개의 머리가 피를 뿜으며 솟구쳤다.
이제 장내에 남은 것은 엽현과 냉염.
엽현이 냉염을 보며 씩 웃자, 냉염이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벌벌 떨며 뒤로 물러났다.
“하하하! 겁먹기는!” 엽현은 더 이상 출수하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엽현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냉염은 자신의 목을 부여잡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후, 그녀는 장내에 쌓인 시체를 한 번 바라보고는 황급히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 * 본격적으로 성안으로 들어선 엽현은 곧 광장처럼 생긴 곳에 진입했다. 이곳 중심부에는 전송진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 앞에는 지키는 자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파워볼사이트
엽현이 전송진을 향해 다가서자 삼베옷을 입은 노인이 그를 막아섰다.
“못 보던 얼굴인데. 통행증은 있나?” “통행증… 그건 모르겠고 소도 낭자가 이리로 보냈소.” 노인이 잠시 엽현을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그런 자는 모른다.” 몰라?
엽현은 순간 당황했다. 파워볼게임사이트 어떻게 소도를 모를 수 있단 말인가?
전당포에만 처박혀 있어서 기억에서 잊힌 걸까?
“통행증이 없으면 당장 물러나거라!” 노인의 차가운 말투에 엽현이 곰곰이 생각하다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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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통행증이란 건 어디서 구할 수 파워볼실시간 있소?” “그것도 모르는 놈이 고전장을 가려고 해? 당장 꺼져라!” “…….” 노인의 역정에 엽현은 머리만 벅벅 긁다가 하는 수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노인 뒤편에 있는 전송진이 빛을 내며 가볍게 떨렸다. 노인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뭐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엽현은 이미 전송진을 타고 어디론가로 이동 중이었다.
그는 통행증을 구하러 갈 시간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악마의 날개를 운용해 노인이 눈치채지 못할 속도로 전송진 위에 올라서는 것이었다. 과연 노인은 엽현이 뒤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그를 놓치고 말았다.
전송 통로 안, 엽현은 두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얼마 후, 덜컹 소리와 함께 엽현이 눈을 떴다. 그의 앞에는 한 줄기 강이 흐르고, 사방은 깎아지른 듯한 고산들이 둘러쳐져 있었다.
특히 엽현의 정면에서 실시간파워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높이가 수십 장에 이르는 거대한 조각상이 보였다.
이 조각상은 반쯤 물에 잠긴 채, 상당 부분이 파손된 상태였고, 팔조차 한쪽은 어디론가 날아가 보이지 않았다.
“이건 악마일까 아니면 신령일까?” “신령이다!” 조각상을 들여다보고 있던 엽현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웬 여인 하나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여인은 대략 이십 대 초반으로 추정됐고, 하얀 치마에 손에는 기다란 도를 들고 있었다.
또한 하얀 면구를 쓴 탓에 용모를 확인할 수 없었다.
엽현이 먼저 웃으며 말을 건넸다. “그대는 누구시오?” “아기(阿祈)라 부르시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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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낭자, 이 조각상이 누구인지 아는 모양이구려?” “내 생각에는 고시대의 거신령(巨神靈)을 조각한 것 같소. 힘이 천하장사 같았고 손바닥으로는 하늘도 가릴 정도의 거구였다 하오.” 거신령!
조각상 앞으로 다가선 엽현은 조심스레 이곳저곳을 만져보았다. 하지만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하고 다소 실망스런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대는 방금 막 이곳으로 온 것이오?” 아기의 물음에 엽현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소.” “혹시 나와 손을 잡을 생각 없소?” “손을 잡다니, 무엇 때문에 말이오?” 이에 아기가 손가락으로 오른편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가면 얼마 전에 발견된 비경이 있소. 나와 함께 들어가 볼 생각이 있소?” “하하, 그대를 어찌 믿고 말이오?” “깊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히 동행만 하는 것이오.” 단순한 동행?
“흠… 그럼 좋소. 같이 가 봅시다!” “잘 됐군. 따라오시오.” 아기가 앞장서자 엽현이 그 뒤를 쫓았다.
말없이 걷던 중, 엽현이 문득 구층 존재를 찾았다.
[구층 주민, 이 여인에게서 위험한 냄새가 나진 않소?] 이때 엽현은 아기의 기운을 느낄 수 없었다. 소도 정도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강자라 여겨질 만한 상대였다.
[남한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거라.] 구층 존재의 성의 없는 대답에 엽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우리 사이에 이러기요!] [하하하! 우리 사이니까 이러지! 대충 알 것 같지만 알려 주지 않겠다!] […….] 이때 말이 없던 아기가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대는 검수인가 보군?” “음? 그걸 어찌 알았소?” 엽현이 경계의 기색을 보내자 아기가 가볍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야 당연히… 그대의 몸에서 검의가 느껴지니까.” “아… 그럼 그대는 도수겠구려?” “그렇소.” 아기가 자신의 도를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아기 소저, 그대는 어디서 온 사람이오?” “…….” “하하, 그냥 분위기가 서먹서먹해서 물어본 것뿐이오. 대답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오.” 이때 아기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천종(天宗).” 천종?
그런 종문도 있었나? “어찌, 들어본 적 없소?” 엽현의 표정을 본 아기가 묻자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오.” “혹시 어디 출신이오?” 아기의 질문에 엽현이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만유서원에서 왔소.” “만유서원? 선각자가 세웠다던 그 만유서원 말이오?” “하하, 그렇소. 그대도 선각자님에 대해 들어보았소?” “…오유계 전체를 통틀어 최강자였던 선각자를 모르는 사람도 있소?” 오유계 최강자!
엽현은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 엽현은 여전히 오유계가 얼마나 거대한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이 천종이란 세력이 결코 어중이떠중이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눈앞에 이 아기란 여인은 절대 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 만유서원의 원장은 누가 맡고 있소?” “여부자란 여인이 원장이오.” 아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듣자 하니 만유서원에 한 가지 보물이 있다고 들었소. 만유서옥이라는……” “바로 내 몸 안에 있소!” 엽현이 웃으며 말하자, 아기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잠시 미묘한 눈빛을 교환한 두 사람은 다시 앞을 보고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략 반 시진 가량을 더 들어갔을 때, 아기가 자리에 멈춰 섰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엔 커다란 산이 있었고, 산 입구에는 몇 개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바로 이곳이오. 이 산 어딘가에 한 신령이 살고 있었소. 그러다가 악마와의 전쟁 이후, 이곳으로 돌아와 죽었다고 하오.” “위험하진 않겠소?” 아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오. 발견된 지 어느 정도 된 장소이지만, 이 안으로 들어간 자들 중 아직 살아나온 자는 없소.” “흠…….” 엽현은 산허리를 응시하며 구층 존재를 찾았다.
[뭔가 위험한 기운이 느껴지시오?] [응! 안 느껴진다! 괜찮으니까, 어서 들어가 보거라!] […위험한 게 확실하군.] “왜 그리 멍하니 있는 게요? 어서 들어갑시다.” 아신의 말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아래쪽에서 확인했던 산 중턱의 입구를 향해 나아갔다. 얼마 후, 그 자리에 멈춘 두 사람.
밖에서 들여다본 입구 안쪽은 칠흑과 같은 어둠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엽현은 입구 안쪽으로 신식을 흘려보내 보았다. 하지만 그의 신식은 어떤 신비한 힘에 의해 순식간에 집어삼켜졌다.
“음!?” “헛수고요. 이 안에서는 신식이 존재할 수 없소.” “흠… 그럼 같이 들어가 보겠소?” “좋소!” 두 사람은 동시에 입구 안쪽으로 발을 디뎠다. 그 순간, 무형의 압력이 그들의 몸을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순간 엽현이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를 압박하는 힘이 보통이 아니었던 것이다.
“앞쪽에 뭔가 있는 것 같소. 가봅시다.” 아기가 먼저 빠르게 앞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엽현이 그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산맥 깊숙한 곳까지 진입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주변은 마치 동굴처럼 매우 어두울 뿐이었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 무도를 수련한 두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때 아기가 돌연 멈춰 섰다.
“아기 소저, 무슨 일이오?” 이때 아기가 기이한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들 네가 똑똑하다더니,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구나!” “아기 소저? 그게 무슨 뜻……” 아기가 엽현을 바라보며 한 발 앞으로 이동했다. 이 순간, 사방에서 갑자기 검은 쇠사슬들이 일제히 튀어나왔다. 엽현이 채 반응도 하기 전, 검은 사슬들은 엽현의 전신을 칭칭 동여맸다.
그리고 이때, 갑자기 사방이 밝아지더니, 엽현의 주변에 네 명의 흑의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손에 각각 하나씩 쇠사슬을 붙잡고 있었다.
“아기 낭자?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오!?” 엽현이 황급히 팔과 다리에 힘을 주어 보았지만, 이미 단단하게 묶인 사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후후… 과연 무슨 짓일까?” “제길… 이 엽현이 당해버리다니……. 이렇게 된 거 죽기 전에 그대의 정체나 알게 해 주시오!” 엽현의 간절해 보이는 표정에 아기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마지막이니 알려 주도록 하지. 우리는 부도고족이다.” 부도고족!
그 말을 들은 순간, 엽현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 * 같은 시각, 무변지하성의 전당포 안.
계산대 위에 엎드려 자고 있던 소도가 갑자기 벌떡 고개를 들었다. 이때 그녀의 눈에선 차가운 한기가 흘렀다.
“너희가 내 체면을 발로 짓밟는구나…….” * * * 부도고족!
환해진 동굴 안, 엽현은 잠시 말이 없었다.
당연히 호도자일 거라 생각했건만, 부도고족이라니… 이는 엽현의 머리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던 그림이었다.
잠시 후, 엽현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역시 그때 다 제거해 버렸어야 했군.” 뱀을 놓아주면 언젠가 뒤꿈치를 무는 법!
“후회하는가?” “후회?” 아기의 질문에 엽현이 웃음을 터트렸다.
“후회하지. 아무렴, 하고말고!” 이때 아기가 엽현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엽현, 원래 우리 부도고족은 너와 원한이 없었다. 하지만 너는 소도를 꼬드겨 부족의 핵심 인사들을 모두 제거해 버렸지. 이러고도 후회를 한다고?” 엽현이 고개를 흔들었다.
“말은 제대로 해야지. 먼저 내 친구를 건드린 건 너희가 아니었던가? 그래놓고 이제 와 내 탓을 하다니, 기억력이 좋지 못하군.” 이 말에 아기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네 친구는 결국 죽지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 족장 등이 죽어야 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후후, 만약 우리가 약했으면 죽는 건 이쪽이었겠지. 만약 그렇게 됐더라면 지금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넌 절대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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